대추리에서 첫 일기 (2005.2.13.-16.) 평화바람 활동 소식



529 평택(평택시)이 아니라 K6 미군기지 담장 옆(팽성읍 대추리)이다.
오늘따라 대추리, 도두리, 안정리, 팽성읍 등을 선회하는 군용헬기 프로펠러 소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끊기지 않고있는(과장이 아니다) 날이다.
서울 지하철 선로 앞에 하루종일 서있는 것보다 훨씬 자주 볶아댄다.
도착해 이삿짐을 부린 첫날부터 휴대전화기가 자꾸 끊긴다.
대형 레이더가 유해전자파를 내뿜으며 주민들을 '전자레인지 안에 넣어놓는' 효과를 내고있는 곳이다.
이사와 전입신고한 사흘 사이에 동지들이 없던 신경질이 왠지 는 것 같다.
이곳이 평화유랑단이 사흘전 자리를 잡은 대추리다.

국방부가 주도하는 토지수용 절차가 본격화됐다.
어제 공고를 내고 오늘 서탄면에 국방부의 대리 회사들이 물건조사(토지와 지장물 등에 대한)를 나왔다.
400여명의 전경을 대동했고 마을 밖에 배치했다.
다음 주에 물건조사를 나온다는 이 곳 대추리 마을 골목 요소에까지 2인1조의 전경을 배치했다.
국방부 추진계획은 물론 매입대상 주민들에게 설명회부터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자기들의 '추진계획'을 '설명'하는 모임.
그저께 와서 설명했는데 안되니까 그냥 '추진하러' 온 것이다 무장하고서.
이렇게 국방부 계획은 착착 추진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3월중으로 보상계획을 공고 열람시키고
다시 주민설명회를 거쳐(이게 뭔지 이젠 알 수 있다) 4월에 감정평가,
다시 6월부터 협의(이게 뭔지 알 것 같다)매수해서 연말까지 완료하겠다는 것.

2년여 전부터 이미 [확장이전과 별도로] 이주대책을 요구해온 서탄면 황구지리 주민들이
겪어온 극심한 비행기소음 피해는 유명하다.
앞서 묘사한 프로펠러 소리는 차라리 자장가소리에 지나지 않을 정도다.
오죽하면 확장이전 결사반대를 외치는 인근마을 대다수 주민들조차 이분들의 요구에는 고개를 끄덕였을까.
국방부의 이른바 설명 직전에 이 곳 황구지리 주민들은 총회를 열었다. 그저께다.
주민들이 내린 결론은 물건조사를 원천 저지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자리를 메운 주민들이 한 주민의 말씀에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는데, 짐작컨대
그거여 그게 내가 허고싶은 말여~ 아니겠는가. 이런 거였다:
'나는 여기서 지은 지 12년된 슬라브집에서 대학생 자식 둘을 키우는 사람이다.
내땅 없이 남의 땅만 7천평을 지으면서 아이들 가르쳤고 다행히 큰 문제는 없이 살아왔다.
내가 여기를 나가면 어디가서 뭐해가지고 아이들 마저 교육시키고 지금 사는 것처럼 살 수 있겠는가.
대책이 있댔으니 대답해봐라."
국방부 관계자가 조문화된 법조항만 되뇔뿐 그 질문에 벙어리가 됐음은 물론이다.
빵빵한 대외 홍보와 전혀 반대로 정부의 무대책이 증명된다.
[이주대책을 요구해온] 서탄면'조차'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 얘기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이 분들이 이땅을 떠날수 없는 처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읍대책위 집행부 한 분의 말씀으로는 그 수가 적어도 반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진정 구체적인 한분 한분의 고통스러운 삶의 역정과 처지는
대책위 분들과 유랑단을 비롯한 참여활동가들의 발품을 통해 곧 널리 알려질 것이다.

유랑단의 첫 행사는 오늘로 169회째 매일 열리고 있는 7시 촛불행사.
바람과 추위와 소음을 피해 지은 30평 가량의 비닐하우스 안이다.
설 지내고 나서 100분 정도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하우스 안이 꽉 찬다.
여기서 주민들은 정보를 나누고 의문과 의견을 교환하고 신나게 노래도 부른다.
대단한 열기다. "주민 회유는 끝났다" - 이게 우리 나름대로 느낌이다.
우리도 전입신고까지 하고 들어온 마당에 뺄 게 뭐 있나
한사람한사람 나가 마이크잡고 농촌아주머니 구미에 맞는 자기소개를 했다.

우리가 먼저 다리가 되러 이렇게 왔다.
죽음에 임박한 땅을 생명의 땅으로 지켜내자고,
국민적 회의(국가가 하는 일인데 막을 수 있을까)와 운동적 회의(수퍼파워의 중심노선인데...)를
걷어내자고!
사실 회의할 시간이 없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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